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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국제전문가 초청세미나 참관기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국제전문가 초청세미나 참관기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승인 2018.05.13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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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치유의 새로운 관점

 

 

조인희, 조인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2018315일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에 꽉 막히는 출근길을 달려 서울로 향했다. ‘트라우마 치유의 장기전략이란 주제로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안산온마음센터)에서 개최하는 국제전문가 초청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후 심리회복과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되었고 여러 치료 세미나와 워크숍에 참여하여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적용하고 사람들과 지식을 나누는 일을 해오던 과정에 귀한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었다.

 

세미나의 초청 연자는 Canada Toronto Institute of PsychoanalysisAssociate directorDr. Joseph FernandoCanada Psychosocial Care in Trauma at Sunnybrook Health Sciences CentreDr. Janet Ellis였다. 그 중 오전 세션의 Dr. Fernando의 강의내용은 트라우마의 증상을 이해하고 다루는 시각에서 흥미로운 시각과 통찰을 제공해주었다.

 

그는 정신분석가로써 외상 후 심리 변화의 과정과 트라우마 치유에 대하여 정신분석적 접근법을 활용하여 분석한 내용을 자신의 저서 ‘The Processes of Defense: Trauma, Drives, and Reality A New Synthesis’에 소개하였는데 프로이트의 primary process, secondary process의 개념에서 착안하여 trauma가 발생하는 과정을 Zero process라는 개념으로 명명하였으며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잘 알려진 심리적 과정을 적절한 예시를 들면서 명료하고도 통합적으로 잘 설명하는 강의가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면 트라우마 이후에 트라우마와 연관된 기억들이 일상적인 기억과 다른 방식으로 저장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개념이다. 그러나 이것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거나 기억하기를 멈출 수 있는, 즉 조작이 가능한 기억의 형태로 저장되고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 현재적 형태의 경험으로 남겨지고 재생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시제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고 한 개의 사건이 다른 사건을 따르는 것을 통제할 수 없듯이 트라우마의 기억도 현재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내게는 그동안의 트라우마 환자와의 치유 작업에서의 어려움을 상기시켜 주어 많은 것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트라우마 후의 이러한 마음의 기능 방식을 일상적인 마음의 작동 방식과 구분하여 “Zero process“라고 명명하였다.

이후로 소개된 zero process defenses, temporal shifting, zero process denial 등의 개념들은 익히 알고 있는 정신분석적 개념들을 사용하여 트라우마 이후의 zero process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기제를 설명하고 정신분석적 측면에서 회복의 과정을 알려 트라우마 회복 접근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또한 트라우마의 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을 설명하는 방식 또한 흥미로웠다.

 

오후 세션의 Dr. Janet Ellis의 강의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외상센터와 암 환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심리 사회 지원 업무를 하는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트라우마를 다루는 현장 실무자와 전문가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기본 원칙과 배경지식에 대해 꼼꼼히 리뷰하고 현장 중심의 트라우마 회복 전략과 협력에 대해 소개한 실무적인 강의였다.

Dr. Ellis의 강의 서론 부분에서 트라우마 치료에 대해 수많은 문이 달린 긴 회랑을 지나가는 것에 비유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문 뒤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어떤 것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경로를 환자와 함께 통과하는 과정이라는 비유가 뇌리에 남았다. 이러한 공부들을 통해 내가 만나는 환자분들과 그 여정을 잘 마칠 수 있는 힘, 지식 그리고 의지를 갖출 수 있는 치료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안산온마음센터 국제전문가 초청세미나는 2016년부터 연 2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세미나에서 제공된 강의록은 안산온마음센터 재난심리지원 종합플랫폼(http://ansantrauma.org/main.jsp)에서 제공되고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다운로드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많은 동료 정신과 의사들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재난과 트라우마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을 갖지 못했는지 반성하고, 보다 좋은 시스템을 통해 임상과 실제 현장에서 소통할 수 있는 실력과 네트워킹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다 많은 전문가들이 재난과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관심과 열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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