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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트라우마 사고에서의 심리적 응급처치 경험
군내 트라우마 사고에서의 심리적 응급처치 경험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승인 2018.08.1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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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수도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백명재

 

재난과 같은 큰 트라우마 사건 직후에 정신건강 전문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재난이 생존자, 유가족 등 직접적으로 재난을 당한 개개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넘어 국민 전체에게도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게 한다는 경험을 하였다. 이로 인해 재난 상황에서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역할이 점차 주목받고 있지만 근거 중심 의학에 따라 명확히 검증된 효과적인 개입법은 아직 없다. 그럼에도 최근 효과를 인정받고 현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재난 직후의 정신건강 개입이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이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효과가 있는 것인가?

2012년 국군수도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는 PTSD 클리닉을 개소하였다. 민간 병원처럼 PTSD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군수도병원 PTSD 클리닉의 차별화된 특징은 군내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여 PTSD 예방 목적의 심리적 응급처치를 현장에서 시행하는 것이다. 2014년 고성 GOP 총기난사사고, 작년 철원 K-9 자주포 폭발사고, 지난달 발생한 포항 헬기추락사고 등 다양한 사고에서 국군수도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는 국군의무사령부, 각 군 본부 의무실과 함께 부대를 방문하여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하였다. 놀라운 점은 최근 5년 동안 심리적 응급처치 등 정신건강 현장지원 서비스를 받았던 수많은 부대원(신체부상자 제외) 중 PTSD 등 심리적 후유증으로 의병전역을 한 환자가 단 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심리적 응급처치 개념이 없었던 2005년 연천 GP 총기난사사고 당시 부대원의 절반 이상인 15여명의 장병이 의병전역을 했던 과거를 되짚어본다면, 정신건강현장지원 활동의 의미와 효과가 짐작할 수 있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아니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CPR과 같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재난 초기의 포괄적인 심리개입 서비스이다. 군에서는 심리적 응급처치의 기본구조를 유지하면서 사고의 규모와 특성, 부대의 여건을 반영하여 시행한다. 기본적인 활동은 사고 부대 현황 공유, 부대 장병 대상 <트라우마 이겨내기> 정신건강교육, 자가보고식 설문지 작성, 전문가에 의한 1대1 평가(위험군 분류) 및 상담, 진료 연계, 지휘관의 부대 관리 조언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사고 노출 장병에게 안정화기법 등 대처기술, 필수 자원들을 제공하여 안전과 안정을 도모하고, 다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휴식을 제공하는 등 등 2차적인 스트레스 요인들을 차단함으로써 초기 스트레스반응을 줄인다. 민간과 달리, 사고 노출 장병이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개입이 좀 더 집중적·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군의관과 함께 하는 심리적 응급처치

‘재난정신건강지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인력양성’ 연구팀 석정호 교수님 등의 도움을 받아 국군수도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올해부터 분기별로 군내 인력을 대상으로 심리적 응급처치 이론 및 실습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복무 중인 정신건강의학과 군의관 중 절반 이상이 센터에서 심리적응급처치 강사양성과정 워크숍을 이수하였다. 작년 K-9 자주포 폭발사고에서는 의무사령부 이주영 대위, 포천병원 이성철 대위, 5포병여단 김요섭 대위가 함께, 올해 7월 발생한 포항 헬기추락사고에서는 해군포항병원의 오대종 대위와 해병 1사단 동현석 대위가 함께 심리적 응급처치 활동을 하였다.

 

심리적 응급처치를 통해 장병들의 이차적 이득이 강화되지는 않는가?

군의관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걱정스럽게 물어볼 때가 많다.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같은 고민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이차적 이득이 의심되는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군내 진료현장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이차적 이득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이 심리적 응급처치 활동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 초기에 충분한 케어를 제공한다면 이차적 이득마저도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PTSD는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인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군내 사고로 인한 PTSD 발생은 초기 개입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함께 활동했던 군의관 선생님들도 심리적 응급처치의 의미와 가치에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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