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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적합성 심사에 대해 알아야 할 점
입원적합성 심사에 대해 알아야 할 점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승인 2018.08.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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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말도 많고 걱정도 많았던 입원적합성 심사위원회가 개정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지난 6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입원적합성 심사의 세부내용은 입원과정과 이송방법의 적법성 여부, 입원치료 필요성 및 자타해 위험여부, 증빙서류 구비 및 적법한 행정절차가 이루어졌는지 여부 등입니다. 

 

구체적으로 입원적합성을 결정하는 개별 소위원회는 5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위원회의 위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맡게 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4인은 법조인,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정신건강전문요원, 정신질환 회복 당사자 및 가족, 심리·간호·사회복지학 교수, 정신건강증진시설 운영자, 정신건강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맡은 소위원회의 경우 시작부터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첫 소위원회 때는 국내 최초로(?) 진행을 하게 되어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위원들의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하고자 중립적인 태도로 환자 사례에 대한 의학적 설명만 제공하였습니다.

다수결을 해보니 사례의 상당수가 적합 3인, 부적합 2인으로 간신히 적합 판정이 나게 되고 와중에 입원이 필요한 두 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는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다음 회의까지 고민을 많이 했고, 두 번째 회의부터는 중립적인 태도를 버리고 입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입원 자체가 징역과 같은 처벌이 아닌 점, 입원 1개월 뒤에 연장심사 서류를 다시 작성하고 2개월 정도에 재판단의 기회가 있는 점, 연장 심사를 안 할 경우 입원이 3개월을 넘지 않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자타해위험의 기준에 증상악화로 인한 건강에 대한 명백한 위험 등이 포함된 점을 설명하면서, 명확한 부적합 사례가 아닌 경우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점차 구성위원들이 입원이 필요한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이후로는 입원이 필요한 사례에서 퇴원명령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 회의에서 한 위원은 현장의견을 들어보니 의사들이 너무 입원을 안 시켜줘서 보호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은 소위원회에 참석하면서 느낀 문제점 및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대부분의 판단이 진단결과서 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진단결과서 내용의 진의는 거론하지 않고 내용 그대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단결과서 내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몇 건은 내용이 전혀 없는 진단결과서도 있었습니다. 입원결과서를 읽을 사람이 비전문가라고 가정하시고, 자타해 위험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적을 필요가 있습니다.

2) 입원 과정 시 사설구급대의 물리력 행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법이라는 생각을 하는 위원들이 많습니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경찰이 입원에 물리적인 개입을 한 경우 이의를 제기하는 위원은 없었습니다.

3) 대면조사를 진행한 사례라도 추가 조사가 필요할 수 있으나, 법적시한 때문에 추가조사 후 재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모든 사례는 한 번의 회의로 적합성을 판정합니다.

4) 처음에는 회의 2시간 동안 50건이 넘는 사례를 다루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유사한 사례가 대부분이라 회기가 쌓일수록 판단에 시간이 덜 소요되고 있어, 시간 면에서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5) 위원 5인의 다수결로 판정을 하게 되어 있어, 소위원회 구성에 따라 심사결과의 편차가 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단체에서 온 위원이 포함되느냐, 보호자단체에서 온 위원이 포함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동안 전문가의 판단에 맡겨졌던 입원결정이 이제는 상대적으로 비전문가의 판단에 의해 통제를 받게 되었습니다.

법은 아마도 절차를 정해놓고 그 절차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절차를 어기면 의도와 무관하게 불법입니다.

예를 들어, 원무과 직원의 실수로 입원신고 기한을 넘긴 사례에 대해 불가피하게 부적합 판정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의 법이 유지되는 한 절차에 대한 숙지가 필요합니다.

행정직원은 물론이고, 입원절차에 참여할 법적 자격이 없는 전공의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절차를 놓치면, 치료받아야 할 환자의 권리를 지켜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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