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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복지법 1주년을 맞이하여
정신건강복지법 1주년을 맞이하여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승인 2018.06.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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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이사 최준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신보건복지법이 시행된 지 1주년이 지났다. 개정법의 지향점은 인권의 신장이고 현실적으로는 위헌의 소지를 없애려는 긴박한 요구로 인한 것이었다. 또한 명칭의 변화에서 보듯이 환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구체적으로 탈원화에 따른 지역사회로 복귀 후,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가시화하기 위함이라고 판단된다.

즉, 인권신장, 헌법불합치 탈피, 지역사회 정신의학으로의 전환의 3대 목표로 요약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또 지금 가는 길이 올바른 방향인가도 여전히 우려되는 것이 학회의 생각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5월 24일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1년에 대한 자체평가를 하였다. 먼저 통계수치적으로 전체 입원 환자는 2016년 말 기준으로 2639명이 감소하여 3.8% 감소를 보였으며 이를 통해 퇴원 대란은 없었음을 언급하였다. 한편 비자의입원은 같은 시점 기준으로 24.5% 감소하였으며 자의입원은 반대로 24.5% 가 증가하였음을 제시하면서 환자의 인권 수준이 개정법으로 실질적인 향상이 있다고 보았다.

학회는 준비 없이 급히 개정된 법안의 시행이지만 우려했던 큰 혼란이 없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또한 정부가 환자 인권 신장의 목표 달성을 위한 비자의입원의 감소가 있었음에는 동의하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양적인 변화뿐 아니라 질적인 인권의 신장과 의료현장의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1) 장기입원 환자 비율의 개선: 보건복지부의 비자의입원 비율의 감소는 일선에서 많은 장기입원 환자들이 비자의입원 상태에서 퇴원하여 자의입원으로 재입원한 사례로 인한 효과인지를 조사해봐야 한다. 실질적인 사회적 입원이 감소하고 지역사회에서 치료를 받게 되어 보다 많은 환자들이 적합한 치료를 받도록 체계적이고 의학적 결정 과정에 입각한 탈원화 과정을 밟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2) 2차 진단을 전담하기 위한 국공립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확충: 보도자료에서도 밝혔듯이 보완과제로 국공립 정신의료기관의 진단율을 높여 실질적인 2차 진단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민간기관 소속 의사가 대거 참여하고 있어 원칙적이지 않으며 실제 2차 진단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학회로 신고되는 사례는 2주가 넘도록 2차 진단의사를 배정받지 못해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퇴원하는 사례도 있어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3) 입원적합심의위원회의 시행에 따른 또 다른 우려: 개정법의 성급한 시행은 전체 입 퇴원 심의건수와 필요한 인적자원을 미처 산정하지 못하게 되어 2차 진단과 관련해서 본격 시행을 유보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의료현장에 혼란을 야기했다. 아직도 2차 진단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원적합심의위원회의 가동은 2차 진단 내용과 입적심의 조사 결과의 충돌 등의 예견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 인권 신장을 위한 핵심제도적 장치라는 효용성을 고려하더라도 또 다른 우려를 감추기 힘들다.

 

이번 배포된 보건복지부의 보도자료에서 가장 고무적인 내용은 자의입원의 증가와 비자의 입원의 감소가 ‘자타해의 위험이 없는 환자는 의료진이 환자와 가족에게 치료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환자가 스스로 결정하여 자의입원으로 전환함에 따른 결과’로 분석한 것이다. 이는 실제 의료현장에의 환자 인권의 신장에 의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새삼 자각한 것으로 보여진다. 향후에도 정부는 정신건강복지법의 원활한 정착과 제도적 성숙을 위해서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학회는 현재의 개정된 정신보건복지법을 재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장기적인 목표로 설정하여 2017년 입법론적 관점에서 선진적인 법안을 도출하는 용역사업을 의사협회와 함께 진행하였고 최종 보고서를 통한 법률안을 예정대로 6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수 차례 진행하여 관련된 다양한 직역과 단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실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이 발등에 떨어진 헌법불합치의 소지를 깨끗이 해결했다고 보는 의견에 이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용역과 수차례의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법학자들의 의견은 입원적합심의위원회의 활동으로 위법성은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환자의 의견을 조사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듣지만 현장에서의 청문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불씨가 있다는 것이다.

정신건강복지법을 재개정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의 정신보건복지법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위헌시비를 면하기 위해 급히 제정된 법률이며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 유기적인 법조문의 작성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태생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경기북부에서 수십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위법행위로 기소되어 재판에 회부된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선량한 의료행위 자체도 보호받지 못하고 절차적인 결함만으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에 올바른 사법제도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또한 우리가 희망하는 새로운 정신보건법은 우수한 법일뿐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모범적이길 바란다. 따라서 관련된 직역과 단체의 뜻을 모아 만들어가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한편으로 재개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할 뿐만 아니라 현행 법률의 시행으로 생기는 당장의 문제점을 모니터링하고 해결해 나가는 업무를 꾸준히 해나가기 위해 작년의 학회의 산하 조직으로 운영해 왔던 정신보건법TFT를 정신보건발전TFT로 발전시켜 지속적인 제반 의료현장의 문제를 파악/해결하고 재개정을 위한 동력을 유지하여 달성하려 한다.

 

부록: 정신건강복지법 설문 결과

 

1. 개요

1) 목적: 바람직한 정신건강복지법 재개정방향을 위한 전문가 설문으로써 정신건강의학과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설문조사

2) 방법: 온라인과 지면을 통한 설문지 회신

3) 설문기간: 2018년 4월 19일-4월 30일

4) 설문응답자: 87명

 

2. 인구학적 통계

1) 남 67.8%, 여 32.2%

2) 연령 20대 7.9%, 30대 34.1%, 40대 43.5%, 50대 11.3%, 60대 이상 3.2%

3) 전문의 94.3%, 전공의 5.7%

4) 근무기관: 정신과전문병원 42.5%, 대학병원 24.1%, 개인의원 17.2%, 종합병원 정신과 12.6% 기타 5.6%

5) 의료기관 종사기간: 10년 이하 36.5%, 11년-19년 44.3%, 20년 이상 19.2%

 

3. 결과

1) 자의입원에 관한 규정-비공식입원의 도입

설명 및 질의내용: 넓은 의미의 자의입원을 좁은 의미의 자의입원 (voluntary admission)과 비공식입원 (informal admission)으로 이원화하고 비공식입원은 정신질환이 아닌 다른 사유로 입원한 환자와 마찬가지로 (정신보건법 등으로 인한) 일체의 규제를 폐지하고 서면 방식만 유지함. 이는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정신병원 입원을 꺼리는 정신질환자의 입원치료 등의 필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로써 대신 비자의입원으로의 전환은 금지된다. 반면 재개정 이후 정의된 자의입원은 비자의입원으로 전환이 허용된다.

의의: 의료를 법으로 규제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함.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

설문결과: 부정적 9.1%, 중립적 25.2%, 긍정적 65.7%

 

2) 자의입원에 대한 규정-자의입원환자 퇴원의사 확인의 의무 폐지

설명 및 질의내용: 정신의료기간의 장은 자의입원을 한 사람에 대하여 입원 등을 한 날부터 2개월마다 퇴원 등을 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는 현행 개정안을 삭제함.

의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제도

결과: 부정적 5.7%, 중립적 16.0%, 긍정적 78.3%

 

3) 보호의무자 제도에 관한 규정

설명 및 질의내용: 법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제도는 법리적으로 소위 ‘실체적 정당성이 없고 그 실정법적 근거도 미약하다’라고 알려져 있음. 이 제도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지만 이 제도를 유지하는 한 이른바 보호의무자가 비자의입원절차는 주도하는 것을 완전히 막기가 어렵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를 남겨둔 상태임. 1995년 정신보건법부터 2016년 정신건강복지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개정은 이러한 권한을 승인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남용 가능성을 제한하기 위한 복잡한 절차적 장치를 도입하는 것이었고 그리하여 점점 더 번거로운 절차가 늘어나는 식이고 그래서 실제 벌어진 문제는 보호의무자 증빙서류를 즉각적으로 구비하지 못했다는 점 등으로 소위 경기북부사태와 같이 53명의 정신과전문의를 기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음.

의의: 보호의무자 제도의 폐지는 보호의무자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 아님. 오히려 보호자의 짐을 덜어주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함. 보호자는 단순히 입원이 필요한지 의뢰를 촉구하는 역할만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비자의입원 절차를 거치면서 환자와 가족 간의 유대에 금이 가고 서로 간에 원망이 싹트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임.

설문결과: 부정적 5.7% 중립적 19.5% 긍정적 74.8%

 

4) 비자의입원의 개선안-조기심사모델과 중기심사모델

설명 및 질의내용: 비자의 입원의 적법절차의 요청을 가장 충실하게 만족시키는 것은 입원하자마자 즉시 (예를 들어 응급입원이 끝나는 72시간) 심사를 하는 조기심사모델이나 모든 비자의입원을 모두 심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하는 문제가 있음. 좀 더 현실적인 모델은 중기심사모델인데 비교적 단기간 (다른 나라의 경우 2주, 1개월, 3개월로 다양함) 동안의 입원은 독립된 심사기구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일부 비자의 입원만 심사를 하여 심사건수를 줄이는 경우임. 하지만 중기심사모델은 적법절차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어서 헌법불합치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국제적인 인권보장기준에 미흡하다고 하게 될 소지가 있음.

추가설명: 조기심사모델은 비자의입원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에 의한 입원으로 일원화되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며 중기심사모델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에 의한 입원과 특별자치시장 등에 의한 입원의 이원적 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함.

설문결과: 조기심사모델선호 24.1%, 유보적 20.6%, 중기심사모델선호 55.3%

 

5) 비자의입원의 개선안-독립적 심사기구에 의한 심사에 관한 규정

설명 및 질의내용: 독립된 심사기구로써 사법심사제도와 정신건강심사위원회(medical tribunal) 제도의 선호도 질의

의의: 수차례에 나뉘어져 번거롭고 혼선의 우려가 있는 현재의 비자의입원에 대한 심사제도(2인 진단, 입원적합심의위원회, 심판위원회 등)를 새로 마련하는 독립적 심사기구에 의한 심사로 대체하고 인권보장의 실질적인 확보를 위해 환자 본인과 이해관계인의 절차 관여 및 청문과 절차 보조인의 조력을 마련하는 통일된 심사절차를 도입하는 제도로써 땜질식의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 마련으로 평가됨.

두 제도 중에 어떤 것을 선호하는 가에 대해선 사법심사제도가 정답으로 보이나 우리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국제적인 MI 원칙을 충족하기 위해서 꼭 사법심사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심사 건수를 현재의 가정법원에서 수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임. 사실 환자를 법원에 세우는 것은 의사 시각에선 환자에게 트라우마를 주는 것일 수도 있는데 즉, 단지 아팠을 뿐인데 죄를 지은 것으로 환자에게 각인될 수도 있는 면을 고려해야 함.

설문결과: 사법심사제도에 찬성: 32.1% 유보적: 17.2%, 정신건강심사위원회(Medical tribunal) 제도에 찬성: 50.7%

 

6) 응급입원에 대한 규정

설명 및 질의내용: 현재의 법령에선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고 나서 응급입원을 정신의료기관에 의뢰하는 형태이지만 재개정안에선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주관하여 72시간 동안 입원하는 것으로 수정하고 ‘경찰관이 정신질환자로 인하여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큰 상황에 있다고 볼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을 발견한 때에는 그 사람을 정신의료기관으로 호송해야 함’과 같은 항목을 신설하여 응급입원을 입원과 호송으로 분리하고 각각의 주체를 의료기관의 장과 경찰관으로 정하는 것에 대한 의견.

의의: 유명무실하였던 응급입원제도를 활성화하여 비자의입원이 까다로워진 변화에 따른 치료공백을 메우기 위함. 규율공백이었던 정신의료기관으로의 호송은 일반인의 경우는 의사의 동의를 받아서 하고 경찰관의 경우에는 단독으로 하도록 한다. 또한 실제 집행은 119 구급대원이 집행하고 사설업체는 할 수 없도록 함.

설문결과: 부정적 12.6%, 중립적 22.9%, 긍정적 64.3%

 

7) 정신질환자 정의에 대한 규정

설명 및 질의내용: 현재 매우 좁은 범위로 축소되어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의를 변경함. (“정신질환자”란 정신질환 등으로 인하여 정신건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예외적으로 정신질환자에게 허가, 면허 등을 취득하는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과 관련하여서는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당해 업무를 수행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능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때에 한하여 정신질환자로 보도록 하여 환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배려한다.

의의: 현행 개정법은 중증정신질환자만을 포함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경도의 정신질환자에 대하여 정신건강복지법이 적용되는지 분명하지 않고 알코올 중독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지도 불분명한 것을 바로 잡으려 함.

설문결과: 부정적 4.4%, 중립적 13.8%, 긍정적 81.8%

 

8) 외래치료명령제에 대한 규정

설명 및 질의내용: 외래치료명령의 요건과 절차를 비자의입원과 동일하게 적용

의의: 외래치료명령제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래치료명령의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할 수 있음을 법률 수준에서 명시하도록 함.

설문결과: 부정적 4.6%, 중립적 22.9%, 긍정적 72.5%

 

9) 정신요양기관에의 비자의입소 금지

설명 및 질의내용: 정신의료기관에는 비자의입소를 금지함.

의의: 탈수용화를 위한 준비로서 정신요양기관에의 비자의입소 금지가 필요함. 법조문상 변화로 ‘정신의료기관 등’은 ‘정신의료기관’으로 ‘입원 등’은 ‘입원’으로 용어 변경됨.

설문결과: 부정적 8.0%, 중립적 17.2%, 긍정적 74.8%

 

※ 전체 회원 수에 비해선 적은 숫자이지만 짧은 기간이었고 설문 내용에 답하기 위해선 많은 내용을 읽고 이해를 해야 하는 큰 수고가 필요한 설문이었습니다. 참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번 설문 내용을 보시고 더 많은 분들의 관심을 촉구합니다. 2차, 3차 설문을 진행할 예정이오니 보다 많은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로 향후 설문결과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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