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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의 ICD-11 등재 전망과 의미
“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의 ICD-11 등재 전망과 의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승인 2018.05.1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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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 이해국

 

 

사회적 문제에서 공중보건학적 문제로 전환

2000년을 전후해서 장시간 게임사용중 사망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처음 이슈가 됩니다. 이후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게임의 과도한 사용과 관련된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고, 서구에선 독일, 아시아 지역에선 중국, 대만, 우리나라 등에서 게임중독에 대한 치료와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에는 ‘DSM-5, section III’에 ‘인터넷게임사용장애(Internet gaming disorder)’가 등재되면서, 동일한 진단 기준을 적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연구결과의 축적을 기반으로 세계보건기구는 2015년 서울에서 개최된 “디지털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과 관련된 공중보건학적 대응 TF”에서 관련 근거가 충분히 축적된 게임중독 문제를 ‘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로 명명하여 새로이 개정될 국제표준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 11판, ICD-11)에 등재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후 2016년 ICD-11 개정 사이트에 의견수렴을 위한 진단 기준 베타버전을 게시합니다.(https://icd.who.int/dev11/l-m/en) ICD-11에서 개정될 모든 질환들의 진단 기준에 대한 현장 적용 연구(Field Testing)가 현재 시행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완료가 되면, 2019년 회원국 총회에서 개정판의 보고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정신건강문제 행위중독

DSM-5 와 이번 ICD-11 베타버전에서 중독장애 영역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물질에만 적용되던 중독장애 범주에 충동조절장애에 속했던 병적 도박이 옮겨오면서, 게임사용장애까지를 포함해서 “물질 사용과 중독성 행위로 인한 중독장애”가 새로이 생긴 것입니다. 세부 진단 명칭도 “~의존”에서 “~사용장애”로 변경되었습니다.

아직까지 FDA 의 승인을 받은 약물이 없고, 지역사회 기반의 상담 위주 치료서비스가 제공돼왔으며, 게임사용 관련 건강 문제가 이슈화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 게임산업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게임의 중독적 사용을 “게임사용장애”로 정의하는 것에 대한 일부 논란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게임사용장애는 주요 기능 영역의 심각하고도 유의미한 손상과 감퇴를 필수적 진단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바, 이 진단 기준에 해당되는 대상자는 1%~2%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게임사용장애’ 진단 기준 제정에 대해 “모든 게임 게이머를 잠재적 정신질환자로 만들 것이다.“라고 비판한다면, 지나친 비약과 편견으로부터 기인한 기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게임사용장애의 진단기준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게임사용장애의 진단기준
게임사용장애의 진단기준

 

게임에 대한 가치판단이 아닌 건강체계의 책임성 강화가 목표

게임업계와 일부 연구자들은 그간 게임중독의 문제가 심리적 취약성을 가진 개인의 문제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공중보건학적 모델은 엄연히 중독은 개인, 매개체,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중독 문제가 발생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존 정신질환과 중독을 공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게임사용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것은 게임 자체에 대한 가치판단과는 무관한, 보다 객관적 과학적 기준에 근거하여 게임의 중독적 사용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자 함이라 세계보건기구는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행위중독의 질병 모델 정립은 다양한 의료현장에서 스마트 디지털 미디어의 과도한 사용과 관련된 건강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 스마트디지털사회를 위한 전문가의 역할

모두가 스마트 디지털 미디어 산업발달의 장밋빛 꿈을 이야기 할 때, 게임 등 스마트 디지털 미디어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건강 문제를 겪는 우리 주변의 아이들과 이웃들을 돕기 위한 건강체계 책임을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건강 전문가의 책무입니다. 하루빨리 문제 발생 시 도울 수 있는 공중보건학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사람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게임, 디지털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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