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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차 세계 정신신체의학 학술대회를 다녀와서”
“25차 세계 정신신체의학 학술대회를 다녀와서”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승인 2019.09.2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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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봉 (연세대의대 명예교수)
고경봉 (연세대의대 명예교수)

 

‘학술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학술대회’

‘국제정신신체의학회 신임 회장으로 어깨 무거워져’

 

 이번 국제정신신체의학회(International College of Psychosomatic Medicine, ICPM) 세계학술대회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 르네상스시대를 개화시킨 이태리의 피렌체(Firenze)에서 개최되었다. 피렌체는 영어로는 꽃 같은 도시라는 의미의 ‘플로렌스(Florence)’로 불린다. 플로렌스대학 병원 내 대강당과 7개가 넘는 회의실들을 이용하여 워크숍, 주제 강연, 특강(update lecture) 등 다양한 학술발표가 이루어졌다. 

 45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Psychosomatic Perspectives(정신신체의학의 조망)‘으로 2개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The Strength of Psychosomatic Medicine'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주제 강연에서 이태리 Fava교수는 최근 의학의 화두가 되고 있는 근거중심의학 evidence-based medicine(EBM)에서 강조되는 meta-analysis와 무작위 대조군 시험 randomized controlled trial(RCT)이 평균적인 사람의 특성을 강조하다 보니 의학을 인간성(humanness)에서 멀어지게 한다고 비판하였다. 반면 정신신체의학은 정신과와 다른 의학분야로 하여금 EBM에 대해 재평가를 하도록 자극하고, 동시에 정신사회적 특성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personalized medicine(개별화된 의학)을 지향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내가 좌장을 맡은 두 번째 주제 강연의 제목은 ‘Current Perspectives in Psychosomatic Medicine'이었다. 발표자인 이태리 Cosci교수는 정신사회적 인자들과 개인의 취약성, 정신신체의학에서 평가 및 치료를 포함하는 현대 정신신체의학에 관련된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역학적 연구들에서 종교와 영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언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미국 Tufts의대 Silberman교수는 ‘Benzodiazepine계 항불안제의 부작용과 내성: 속설과 현실’란 제목에서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이런 항불안제가 약물남용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항우울제인 SSRI에 비해 부작용은 양호해서 불안, 우울장애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관심을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최근 저서인 영문서적 “Stress and Somatic Symptoms:Biopsychosociospiritual Perspectives"(Springer 출판)를 대강당 로비에 마련된 테이블에 전시하자마자 한 참석자가 부리나케 와서 책을 사겠노라고 해서 마음이 뿌듯하였다. 더구나 마지막 날에는 이미 내 책을 사서 읽었는데 매우 유익하며 일부 chapter에서 언급된 유전, 면역에 관한 부분이 어려워 더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피드백을 주는 참석자도 있었다. 

 폐막식에서 2년 임기의 국제정신신체의학회(ICPM) 신임 회장으로 인사말을 하고 나니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2년 후에는 생물정신사회적 모형(Biopsychosocial Model)을 탄생시킨 미국 Rochester에서 26차 국제정신신체의학회 세계학술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학회 기간 전후로 시내를 둘러보며 느낀 것은 오래된 도시답게 고층건물들을 찾아볼 수 없고 높아야 5,6층인 건물들뿐이었다. 좁은 골목들에는 호텔들이 많이 들어섰고 유명한 성당, 미술관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넘쳤다. 특히 산타마리아 누벨라 성당 안에 화려한 성화들로 채워진 스테인드글래스가 인상적이었다. 근처에 있는 두오모성당은 엄청나게 큰 건물인데도 겉이 화려한 조각처럼 보였다.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된 많은 그림, 조각들, 특히 사면의 벽과 천장에 빈틈없이 채워진 명화들을 보면서 르네상스시대의 예술을 만끽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학술대회는 학술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학회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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