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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남성은 여성보다 차별감수성이 낮지만, 딸이 생기면 타인 입장 이해하는 차별감수성 능력 높아져
우리나라 남성은 여성보다 차별감수성이 낮지만, 딸이 생기면 타인 입장 이해하는 차별감수성 능력 높아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승인 2018.1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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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남성들의 차별감수성(성별, 인종, 연령 등의 요인에 대해 차별적인 인식을 하지 않는 건강한 능력의 정도)은 여성보다 대체로 낮지만, 남성이 딸이 생기고 나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12일 부산에서 열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여성가족특임위원회(이하 여가위)는 정신건강영역 종사자 및 교사 등 일반인을 포함한 540명(여 282명, 남 258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차별감수성이란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개념으로, 젠더감수성(다른 성별의 입장이나 상황을 잘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차별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을 포함한 인종, 경제력, 연령, 학력, 장애, 직업 등에 대한 차별적인 요소에 대해 잘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최근 한남충이나 김치녀 등 극단적인 남녀 갈등 및 갑질 문화, 호모포비아 등 사회적으로 무차별한 집단 반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인지적인 프레임을 형성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여성가족특임위원회는 2018년 5월 23일부터 6월 30일 사이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차별감수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남성들은 여성보다 경제, 젠더, 국적, 연령, 학력, 장애, 외모, 직업 차별을 포함한 차별 총점이 낮지만(여 78.96, 남 73.52, P<0.001), 딸이 있는 남성들은 딸이 없는 남성들보다 차별감수성 총점이 유의미하게 높았다(각 75.09, 72.25). 특히 젠더 차별에 대해 감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각 29.65, 28.07), 딸이 있으면 남자가 성차별 등의 젠더감수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가족특임위원회는 "이 같은 결과는 차별감수성이 교육이나 환경에 의해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반적으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차별적인 인식도 어렸을 때부터의 교육이나 미디어를 통한 계몽 등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및 정신건강종사자들의 차별감수성이 일반인들에 비교해 모든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또한 환경 및 인식적인 교육이 차별감수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증일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여자형제가 있는 남성들의 차별감수성도 조사됐는데, 흥미롭게도 여자 형제가 있는 남성들은 그렇지 않은 남성들보다 차별감수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적인 생각, 즉 여자 형제가 있으면 남성들이 좀 더 여자를 잘 이해하거나 '여성스러울 것이다'라는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확실한 이유를 밝히지는 못했지만, 여성 형제가 있는 남성들은 차별적인 구조나 상대적으로 우월적인 사회적 위치에 대해 적응이 되어 오히려 차별감수성이 낮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유의미하게 차별감수성이 높았으며, 이는 차별을 받고 나면 차별적 상황에 대해 좀 더 민감해지거나 혹은 상대방에 입장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반면 타인을 차별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차별감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에 대해 연구팀은 "차별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차별을 한다는 인식조차 갖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발표했다.

여성가족특임위원회는 "이번 연구는 정신건강의학 측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차별감수성 조사로, 최근 우리나라에 만연한 각종 포비아 및 묻지마 범죄 등의 사회 현상을 사회 구조적인 측면으로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집단적인 감정 반응과 공격적 행동을 줄일 수 있는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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